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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2014년 인사노무뉴스레터제16호
작성자 대덕휴비즈 조회수 6770 등록일 2014. 08. 26 첨부파일
HR 칼럼 : 정년과 승진이 보장되는 RS직 시간제일자리
정부가 고용창출 차원으로 권장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많은 기업이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우리 회사에서 굳이 전일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도 충분한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직무를 찾아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적합한 직무를 찾아 피크시간대에 시간선택 일자리를 활용함으로써 탄력적 인력운영을 실행해 가고 있다. 효율적 인력관리와 직원의 일가정 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신한은행 사례를 Best Practice로 선정했다.
신한은행은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시킬 방안으로 2013년도 상반기부터 이슈가 됐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검토했고 하반기부터 이를 실시해 2014년 220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했다. 근로자들은 9주간의 연수를 거쳐 6월에 각 영업점에 배치된 상태이며 향후에도 신한은행은 2015년 200명, 2016년 10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 내부에서 그 필요성이 합의됐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독려도 있었지만 신한은행 안에서부터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전일제 채용에 비해 임금 부담이 적고 피크타임에 추가 인력 투입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의 추진력으로 현실화될 수 있었다. CEO는 채용된 220명의 시간선택제일자리 근로자의 연수개관식에 몸소 참가할 정도로 높은 관심과 제도 추진 의지를 보였으며 이 때문에 관련 HR부서가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
시간선택제를 설계하기에 앞서 그 개념을 명확히 해야 구체적인 운영안이 나올 터였다. 기존의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와 같은 계약직이 아닌 기간의 제한이 없어 고용 안정이 보장되며, 복리후생도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 차별이 없어야 했다. 시간비례보장 원칙에 따라 임금 등이 결정되고 근무의 유연성, 풀타임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부여돼야 했다. 즉, 짧은 시간을 근무한다는 점 빼고는 전일제와 동일한 근로자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자리가 시간선택제 근로자였다.
조직 내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우의 수를 나눠 신한은행에 적합한 유형을 찾아봤다. 첫째 새로운 직무를 개발하는 경우, 둘째 장시간 직무를 분배하는 경우, 셋째 일가정 양립을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는 경우, 넷째 업무량의 집중 해소를 위해 피크시간대에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경우로 유형은 나눌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신규 고용 창출과 직원의 일가정 양립 차원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 유형에 맞춰 제도를 설계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적합한 직무를 찾기 위해선 세 가지 기준에 입각해 조직내 모든 직무를 분석했다. 우선, 일시적 계약직이 아닌 정년이 보장되는 기간의 제한이 없는 자리인 만큼 ‘직무 영속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로 채용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일자리 규모가 형성 가능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직무의 시작과 끝이 명확하고 시간에 따라 성과가 창출돼 시간제로 근무환경을 관리하는 게 적합해야 했다.
신한은행의 직무 중 선정기준에 부합하는 직무를 분석한 결과, 일반 은행의 주업무인 고객상담은 시간에 따라 성과가 나오기보다 스킬이나 경험에 따라 성과가 창출되며, 마찬가지 이유로 본부의 사무직에도 도입이 힘들었다.
반면에 리테일 서비스직(이하 RS직)의 입출금 창구 직무는 통장 신규발급이나 입출금과 같은 단순 고객응대업무이고 시간에 따라 성과가 창출되며 업무의 시간과 끝이 명확했다. 시간대별로 업무량이 편중되는 구간이 발생하며 여직원이 다수 근무해 육아 등의 이유로 시간선택제 니즈가 높을 것이라 예측했다. 또한, 현재 약 2천 명이 근무할 정도로 규모가 커 향후에도 충분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직무라고 결론지었다.
적합직무인지의 재검증을 위해 해당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타깃 인력인 경력단절여성의 생활패턴과 은행의 업무 패턴을 조사했다. 경력단절여성은 남편의 출근과 자녀의 등교 준비 등으로 오전에 일이 많이 몰리지만 오후에는 상대적으로 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한편, 각 은행 영업점의 데이터를 수집해 업무 패턴을 분석한 결과, 오전 보다는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손님이 증가했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타깃 구직자와 은행의 니즈가 부합하는 오후 시간대에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전일제를 대체할만한 인력 선발
신한은행 인사팀은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정의에 입각해 해당 인력의 운영 원칙을 정했다. ▲시간비례보호원칙을 적용하고 ▲차별을 최소화 하고 ▲대고객서비스 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이 그것이다. 이들 원칙에 따라 정년은 일반직과 동일한 58세로 설정했으며 향후 60세 연장도 같이 이뤄질 예정이다.
제도에 적합한 직무로 선정된 RS직 입출금 전일제 직원들과 직무는 동일하나, 업무 시간은 그 절반인 4시간으로 정했으며 근로자의 생활과 은행 업무의 패턴 조사 결과 적합 시간대로 정해진 피크타임 오후 12시부터 4시간 근로하게 했으며 30분의 휴게시간을 포함해 4시 30분에 퇴근하도록 정했다. 배치는 업무량이 적은 영업점 및 시간대별 업무량 편차가 존재하는 영업점 중심으로 하기로 했다.
채용은 경력단절 여성 중 은행권 근무 경험 보유자를 우대해 선발했으며 채용 절차는 일반 RS직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직급과 승진은 RS직과 동일하고 다만, 승진 및 연차는 시간비례보호의 원칙 하에 운영된다. 평가 기준도 RS직과 동일하나 성과부분은 근로시간을 감안해 지급한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전일제 직원에 비해 짧은 시간을 근무하기 때문에 시간비례의 원칙을 적용받지만, 본질적으로 전일제와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고 추후 평가나 보상에서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 만큼 채용에서도 전일제와 동일한 수준을 확보해야 했다. 전일제를 충분히 대체할 정도로 동등 수준 이상의 고객 서비스질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채용대상에서도 적합인재확보 관점에서 가사,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가운데 과거 은행권 근무 경험이 있는 여성을 우대했으며 채용 프로세스는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하게 4개월간 진행했다. 서류심사 → 실무자면접 → 인적성검사 → 임원면접 → 합격자발표 순으로 실시했고 다만, 면접시간은 오후로 배치해 경력단절 여성을 배려했다.
모여든 지원자의 질적 수준과 근로 의지가 높아 금년도 채용 계획인 200명의 10%가 많은 220명을 최종 합격시켰으며 이들의 높은 근로 의욕 때문인지 좋은 평판이 이어지고 있다. 4월부터 오후에만 진행한 9주간 연수를 책임진 담당자들은 “기존 신입 직원 보다 연수에 임하는 각오와 자세가 뛰어났다”고 평가했으며 실제 현장 영업점에 배치된 지 1개월 정도인데도 대체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전일제와 같은 채용자격을 갖고 입사한 만큼 승진에서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 전일제에 비해 1/2시간을 근무하는 만큼 그들의 근무 일수 2배가 되는 일정한 시기에 승진대상자로 선정되며 이후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 있다.
보상수준은 전일제의 60% 수준으로 초임연봉기준 업계 대비 높은 1,800만 원이 보장된다. 구체적 임금 구조는 RS직의 1/2 수준인 기본급, 인상은 능률제 승급제를 적용하며, 상여금도 전일제 대비 1/2 지급하며 시간 외 근무는 불가능하다. 경영성과급도 은행성과에 따라 RS직에 준해 지급한다.
복리후생은 기본적으로 전일제와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다만 금전적인 부분은 시간비례에 따라 1/2 수준을 지급한다. 그래서 체육행사비, 경조금, 단체보험, 건강검진, 연성소, 각종 휴직, 휴가제도는 전일제와 동일하게 제공하며, 학자금, 의료비, 장애 자녀지원 부분은 전일제의 1/2 한도를 적용해 지원한다. 복리후생금은 중식대, 교통비는 전일제와 차이가 없이 100%씩, 자기개발비는 각 50%씩 지급한다.
기대효과 및 개선점
신한은행은 해당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로 피크시간대에 직원이 추가 투입됨으로써 고객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고 금융 사고를 줄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으며, 직원 입장에서도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해 일과 삶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률 향상이란 긍정적 효과를 얻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개선점도 현장으로부터 들려온다. 가장 큰 부분이 전일제 직원과의 융화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연수 후 발령 전 ‘수시 인사 사전 예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RS직 발령을 사내에 사전 공지하고 제도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하여 기존 직원들이 제도의 취지와 내용을 이해하고 새로운 식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각 영업점의 지점장 모임인 전국 부서장 회의 때는 본사의 인사부장이 직접 시간선택제 RS직 제도를 안내함으로써 관심을 제고했다. 실제 시간선택제일자리 직원을 배치한 영업점에는 직급별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취지와 운영안의 상황을 고려한 안내 메일을 개별 발송해 현장에서 잘 정착될 수 있게 독려하고 있다.
엄마 직원을 위한 Mom-Pro
신한은행에서 기존 직원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제공하는 부분은 ‘Mom-Pro’제도가 유일하다. 은행권에서 보장되는 2년의 육아휴직 기간 중 1년이 경과한 직원 가운데 경력단절을 최소화 하고 싶은 직원에게 정상근무로 복귀하기 전 소프트랜딩 기간을 부여한다. 즉, 남은 육아휴직 기간 중 휴직이 아닌 근무를 원하는 직원을 위한 제도다.
2년의 육아휴직 중 1년이 경과한 직원만 신청 가능하므로 근무기간은 최대 1년이고 근무시간은 1일 최대 6시간(30분의 휴게시간 부여)이나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시행 초기에는 1일 4시간 운영 중이다. 2년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 육아에만 전념할 것인지 소프트랜딩제도인 맘프로제도에 참여할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달려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매년 평균 700여 명이 육아휴직을 사용 중으로, 그 가운데 350명 정도가 1년이 경과한 맘프로 제도 대상자이나 이 중 10% 정도만이 실제 사용하고 있다. 사용자의 근무 및 복귀 형태는 육아휴직 1년, 시간제 근무 최대 1년, 풀타임직 복직 순으로 나타나게 된다.
근무장소는 자택 근거리 영업점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나 근무 희망 영업점이 있다면 의견을 청취해 반영한다. 불가시 협의 후 배치한다. 직무는 간편 상담창구나 입출금 창구를 제공한다. 보육지원비를 월 30만 원 지원하며 중식대, 교통비, 자기개발비는 정상적으로 지급한다.
이선민 : (주)중앙경제 HR Insight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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